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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공부모임 책소개

여름울 2014. 2. 4. 13:11

페이스북으로 인연을 맺은 최혁봉 농부님의 책소개 글을 옮겨왔습니다. <탈핵공부모임>에서 읽으신 책들을 기억나는 느낌대로 순발력있게 써주신 서평이라, 쉽게 읽히고 이야기가 쏙쏙 들어오네요. 탈핵 관련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좋은 길안내가 될 것 같습니다. 글과 사진 공유를 허락해주신 최혁봉님께 감사드립니다. 


1. <한국탈핵>, 김익중

2. <시민과학자로 살다>, 다카기 진자부로

3. <히로시마의 그늘>, 창작과 비평사, 윌프레드 버체트

4. <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 녹색평론사, 다카기 진자부로

5. <원자력의 거짓말> 녹색평론사, 고이데 히로아키


최혁봉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hyuc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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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족한 지 이제 막 한 달을 넘긴 전남녹색당에서 공식적으로 수행하게 된 첫 번째 과업이 “방사능 안전 급식 조례 개정” 운동이다. 스스로 떠맡은 숙제를 풀어보고자 당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먼저 앞 서 간 발자취를 훑어보고, 범시민 연대 기구를 통하여 각자의 축적된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정하였다. 이러한 토의 가운데 반드시 미리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 강사 양성의 필요가 제기 되었다. 그리고 기왕에 공부를 한다면 방사능 안전 급식을 포괄하는 “탈핵”으로 주제를 포괄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첫 번째 공부모임을 위해서 읽게 된 것이 <한국 탈핵> 그리고 <시민과학자로 살다> 두 책이다. 


두 책을 첫 공부로 제안한 것은 전남녹색당 사무처를 맡고 계시며, 나와 더불어 강사 준비를 하고 있는 장흥의 최성훈 농부이시다. 의도한 바이겠지만, 책 선택이 아주 좋다. 우선 첫 공부를 시작하는 단계로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정확한 선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김익중 선생의 <한국 탈핵>은 관련 주제 전체를 개괄할 수 있는 안목을 준다. 그리고 다카기 진자부로 선생의 <시민과학자로 살다>는 어떠한 연유에서건 탈핵 운동에 발을 들여 놓는 입장에서 스스로 마음가짐을 점검하도록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략하게 나마 책 소개를 하고 싶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가운데 몇 분이라도 책을 읽게 된다면 아주 보람된 일일 것이다.
 



1. <한국탈핵>, 김익중

<한국 탈핵>의 저자 김익중 선생은 녹색평론에 실린 글을 통하여 처음으로 대면한 후 페이스북을 통하여 소식을 들은 바 있으며, 경주환경연합의 의장으로서 방폐장 반대 운동을 하다가 후쿠시마 이후 탈핵강연에 헌신하고 계신 유명 강사이시다. 그간 전국을 무대로 행한 강연 횟수가 무려 500회를 넘어섰다던가? 그러니가 이 책은 글로된 강연이 셈이겠다. 책을 덮고 마음속에 각인된 몇 마디 목소리를 적어 본다면, “이대로 가면 한국 핵발전소는 대형사고가 난다”, “핵발전소는 치명적인 피해를 유발한다”, “탈핵은 가능하다”로 압축할 수 있겠다. 그러한 경구가 독자에게 각인되도록 하기 위해 저자는 매우 폭 넓은 자료를 발굴하고, 그 자료들을 논리적으로 또 알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 그의 노력이 가늠이 된다. 부디 많은 분들께 이 책이 읽히기를 바란다.


2.<시민과학자로 살다>, 다카기 진자부로

<시민과학자로 살다>는 일본에서 탈핵운동 초반기에서부터 우여 곡절을 겪으며 활동한 노신사가 암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는 자서전 형식의 글이다. 젊은 날 핵 연구자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방사능의 실재에 대해서 회피하지 않고 지성적으로나 행동함에 있어서 정직하게 대면하고 점차 반핵 인사요 시민과학자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여정 속에서 산리즈카 농민들의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을 대면한 것이 그 스스로 “제 2의 원체험” 이었다고 진술하는 것을 만나고 매우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한국의 산리즈카라면 강정, 밀양이 아니던가!


자서전 형식의 글인 만큼 자연스럽게 독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도록 요청한다. 쉽게 읽었지만, 마음속에 무거운 돌 하나를 얻은 기분이다. 문장이나 논리는 쫓아가기 쉽게 쓰여 졌지만, 그의 삶이 나의 삶을 조명하는 것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에게라도 그렇겠지만 특히 법조인, 교수, 의사 등 사회 각층의 전문인. 지식인들이 읽어 보면 좋겠다.


두 책 모두 대구 녹색당에 계시며, 페친이신 변홍철 선생의 깊은 관여가 있음을 발견한 것도 작은 기쁨이었다. 오늘 매실나무 전지를 마치고 들어와서 급작스럽게 쓴 글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을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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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오늘 탈핵공부모임에서 읽은 책을 간략하게 하게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혹시라도 도움이 될 사람도 있을 테니까. 책장을 다시 펴서 구체적인 지명, 인명 따위는 확인하지 않고 그저 기억나는 느낌을 전한다.




3.<히로시마의 그늘>, 창작과 비평사, 윌프레드 버체트

이 책은 투철한 언론인의 정신으로 맥아더 체제의 언론 통제망을 뚫고 히로시마 핵폭탄의 진상을 전하는데 성공하여 세계적인 대특종을 거둔바 있는 오스트리아의 종군기자 출신 반핵운동 인사가 기록한 글이다. 이 책은 핵이 탄생하게 되는 역사적 배경과 인류 최초의 핵폭탄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되기 까지의 정치적 역사를 보여줌으로써 핵의 태생적 비윤리성과 정보의 조작.은폐라고 하는 핵의 작동 원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자면 길어져서 역사적 사실관계는 직접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전에도 원자폭탄이 사용되어 질 뻔한 사실을 확인하고는 아연질색할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다.


사실 핵폭탄과 핵발전소는 쌍둥이로서 위에 언급한 비윤리성과 작동원리는 완전히 동일하게 핵발전소에서도 자행되고 있다. 핵이라고 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인명살상이라는 비윤리성과 그것을 감추기 위한 정보의 조작이 불가피한 것이다. 핵발전소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그 탄생의 기원을 파헤쳐 본다는 의미가 있다.


인류 최초의 핵폭탄 피해자인 일본이 또다시 그 쌍둥이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대형참사를 당한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4.<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 녹색평론사, 다카기 진자부로

이 책은 일전에 이미 1독을 하기도 하였거니와, 저자의 자서전이요 유언이라 할 만한 <시민과학자로 살다>를 최근 읽었던 터라, 그 의미가 더욱 간결하고 무게있게 다가왔다. 사실 <시민과학자로 살다>를 자신의 마지막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로 저술한 듯 한데, 1990년 토카이무라의 JCO 우라늄 가공공장의 임계사고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아 본 서를 저술하게 되었다. 그 사고를 보면서 핵에 반대 입장에서 평생 살아온 자신 조차도 근본적으로 그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하여 평생의 연구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핵발전에 대하여 “최대한 쉬운 메시지로 전달해야 겠다”는 의지가 꽃을 피운 것이다. 그리하여 핵발전(원자력)의 진실을 가로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작된 신화를 부수고 해방을 얻고자 한다. 여러 권 읽을 여력이 안 된다면 본서를 반복해서 읽음으로서 핵발전소에 대한 지식과 오류의 틀을 잘 세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자의 40여년의 일본 탈핵운동에서 나오는 축적된 지식과 정보, 운동의 역사를 보면서 한국적 상황의 정보가 몹시도 궁금하였다.


5. <원자력의 거짓말> 녹색평론사, 고이데 히로아키

현재 생존하고 있는 일본의 탈핵 인사 가운데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신뢰받는 학자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저자는 타고난 과학자요, 문장가요, 교육자라는 것이다. 다카기 진자부로와 마찬가지로 핵 전공자이지만 평생 조교에 머무르는 부당한 대우를 감수하면서도 학계에 그대로 남아있으면서 반핵운동을 하였다. 이 분의 글은 매우 세밀한 과학적 인관관계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어서, 다른 책에서 논리적 논증의 제시가 뒤따르지 않아 잘 납득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풀렸다.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에 대한 것, 내부 피폭에 대한 것, 전력회사의 이윤 창출 구조에 대한 부분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1월 22일 국회에서 강연이 마련되었다는데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